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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는 이제 끝인가, 열 다섯 번째 글

추석이면 으레 제사가 따라온다. 부모님 댁이나 맏형님의 집에 모두 모여서 조상을 기리는 제사상을 차리고 절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문화였던 제사가 얼마나 유지될까 싶다. 내 주변을 보면 지금의 40대들은 부모님이 지내는 제사에 참석은 하지만, 제사를 주도적으로 할 생각은 없다. 40대의 부모님들도 당신들 세대가 제사를 지내는 마지막 세대라고 느끼시는 듯하다. 일흔을 넘긴 어머니들께서 장을 보시고 음식을 만드시는 걸 보면 쉽지 않아 보인다. 죄송스럽기까지 하다. 장도 같이 보고 음식도 같이 만들고 싶지만 일터에서 고생하는 자식들을 위해 미리 다 해치워 버리신다. 추석이라고 고향을 찾는 것도 고생 길이다. 추석연휴가 길면 긴 데로, 짧으면 짧은데로 쉬지는 못하고 다시 출근하면 피곤할 뿐이다. 추석은 우리..

카테고리 없음 2023.09.27

위성 우산 서비스, 열 네 번째 글

비가 쏟아지는 아침이다. 먹구름이지만 구멍이 숭숭 뚫려있다. 구름구멍 위로 위성에서 쏘는 빛이 보인다. 빛을 따라 내려가면 비 오는 날 비를 안 맞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위성 우산서비스를 이용하면 우산은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언제나 따사로운 햇빛을 맞을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지불한 비용에 따라 비구름을 옆으로 치워 준다. 태풍은 어마어마한 비용으로 막을 수 있다. 바람의 방향까지 바꾸는 비용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위성 우산서비스를 이용할 능력이 안되는 사람들은 비가 오면 단단히 챙겨 나가야 한다. 위성이 쏘는 빛으로 옆으로 치워진 비구름들이 모이면 폭우와 더불어 천둥번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일이 많아 새벽에 나왔다. 어둡고 비도 내린다. 우산을 썼는데도 비를 안 맞을 수는 없다. 우산을 안 들..

생각 2023.09.26

엉뚱한 상상, 소외되는 사람 찾기, 열 세 번째 글

우리는 여러 부분에서 다른 사람 혹은 그 무언가와 연결되어 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친구, 부모, 직장 동료, 친척 등 많은 사람과 연결선을 그을 수 있고, 얼마나 자주 연락하는지에 따라 그 선의 굵기를 정할 수 있다. 인간관계의 연결선은 주민등록 등본이나 가족관계 증명서와 같은 행정정보에 따른 것, 인스타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로 연결된 것 등이 있을 수 있다. 경제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어딘가로부터 수입이 있고, 어딘가로의 지출이 있다. 각각 선으로 연결할 수 있고, 액수에 따라 선의 굵기를 정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연결선과 굵기를 만들 수 있다. 이 연결선을 모두 연결하고 나면 3차원의 매우 복잡한 그물과 같은 망이 생긴다. 굵은 연결선이 많이 연결되어 있는 사람은 진하게, 그렇지 않은 ..

생각 2023.09.25

긴 추석 연휴, 열 두 번째 글

이번 주는 월, 화, 수만 출근하면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대체 공휴일에 개천절까지 연이어 총 6일의 연휴다. 벌써부터 연휴가 기대된다. 긴 연휴에는 계획을 미리 세운다. 끝나고 나서 거의 안 지켜지면 허무하지만, 늘 계획을 잔뜩 세운다. 매일 운동도 하고, 강의도 몰아서 듣고, 책도 읽고, 시험공부 계획도 짠다. 계획이 잘 지켜지기 위해 몇 가지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유튜브를 켜면 안되고, 누우면 안 된다. 유튜브는 잠시만 켜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있다. 늘 후회하면서도 자꾸 보게 된다. 누워도 안된다. 누우면 곧 잠든다. 서너 시간은 금방 지나버린다. 그러고 보면 이번 주말도 딱히 한 게 없다. 밥 먹고, OTT 좀 보고, 잠시 누웠는데 잠들고... 실패하는 루틴이다. 왼쪽 깜빡이를 켜면 ..

일상 2023.09.24

노후 경유차 자동차 검사, 열 한 번째 글

자동차 정기검사는 2년에 한 번씩 한다. 얼마 전에 한 것 같은데, 또 왔다. 검사비용도 5만 원 정도 드는데, 검사하느라 시간도 많이 써야 한다. 수리라도 하게 되면 또 돈이다. 매연 이번엔 매연이 문제다. 매연 기준을 초과해서 정비소에 가서 정비하고 다시 오란다. 잔고장 없이 잘 타고 다니던 차인데, 10년이 넘어가면서부터 매년 돈이 들어간다. 정비소 검사소에서 준 안내장과 인근 정비소 목록을 보고 제일 가까워 보이는 정비소로 갔다. 비용은 약 40만 원에 점검시간 최대로 6~7시간이라고 한다. 테스트도 해야 해서 올래 걸린다고 하셨다. 그것도 근본적인 수리는 아니라고 하다. 원인을 해결하려면 뭘 교체해야 하는데 그게 120만 원이 넘는다고 한다. 아침 일찍 검사소에 갔기에 망정이지 오후에 가서 재검..

일상 2023.09.23

대출로 돌아가는 사회, 아홉 번째 글

전세대출 언제부터였는지는 기억이 잘 안 난다. 은행에서 전세대출을 적극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은행에게는 대출을 운용할 수 있는 신세계였을 거다. 기업은 항상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다. 오는 고객들만으로는 전세대출을 늘릴 수 없었기에 대출모집인이 필요했다. 대출금액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받는 대출모집인들은 적극적으로 전세대출을 하기 시작했다. 전세대출이 잘 나오니 집주인들이 전세를 계속 올렸다. 덩달아 집값도 내려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금리도 높지 않을 때였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 월세보다 은행 이자가 더 쌌던 시절이었다. 갭투자 집값은 계속 올랐다. 전세가도 높았기 때문에 갭투자도 유행했다. 빌라 빌라는 주택가격을 객관적으로 비교하기가 힘들다. 한 건물 안에서도 층별로 위치별로 면적도 구조도 달라 아파트와..

생각 2023.09.20

뛰어야 산다, 여덟 번째 글

파트 1 신장에 작은 결석이 있다. 죽지는 않겠지만 이것이 몸 밖을 빠져나오는 날에는 매우 극심한 고통이 따른다. 긴급한 상황이 생길 경우를 대비해 의사 선생님께서 진통제를 한 알 주셨다. 갖고 다니라고 하셨다. 너무 아프면 먹으란다. 119를 불러서 응급실에 갈 때까지 십몇 분 정도는 버틸 수 있을 거라고 하시면서... 평소에 물을 많이 마시고 뛰라는 처방을 내리셨다. 파트 2 신경이 예민한가보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있다고 한다. 소화를 잘 못 시키고 배가 자주 아프다. 대장 안에 나쁜 세균이 많아서, 얘네들을 좋은 세균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한다. 살 만하니까 병원도 가다 말아서 지금은 장 세균이 뭘로 되어 있는지 모른다. 여기도 뛰라는 처방이 뒤따랐다. 파트 3 요가, 복싱, 헬스 등등 스포츠센..

생각 2023.09.19

부동산의 공시력과 공신력, 일곱 번째 글

집이 누구의 소유인지는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보면 알 수 있다. 집을 사고팔 때도 부동산에서 등기부등본을 떼어 보여주면서 소유자를 확인시켜 주곤 한다. 이와 같이 부동산 등기부등본에는 외부로 누구의 소유인지 알리는 공시력이 있다. 하지만 이걸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 이를 두고 부동산 등기부등본에는 공신력은 없다고 한다. 아니, 누구의 소유인지 알리는 역할을 하는데 믿지 말라고? 앞뒤가 안 맞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대표적인 사건이 있다. 남편(A)을 살해한 아내(B)가 상속으로 집의 소유권을 넘겨 받았다. 그리고 이 집을 다른 사람(C)에게 팔았다. 이 집을 산 사람(C)은 아무 죄가 없지만 문제가 생긴다. 남편(A)을 살해했기 때문에 아내(B)의 상속에는 결격 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아내(..

일상 2023.09.18

글감, 여섯 번째 글

언젠가 무슨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어찌되던 하루에 하나씩 글을 써 보기로 한지 육일 째다. 이제 일주일도 되지 않았는데 아침부터 어떤 내용으로 글을 쓸지 고민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오늘 글을 쓰지 못할 것 같아서 저녁시간이 되어서야 뭐라도 쓰자며 컴퓨터 앞에 앉았다. 별 내용도 없는 글이다. 과연 뭔가 변화가 생기기는 할까? 우선, 매일 쓰는 게 목표다. 쓰레기라도 매일 써보자.

생각 2023.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