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보고서 읽기! 지분법

[사업보고서 읽기! 관계기업투자자산]에서 지분법에 대해 잠시 살펴봤다. 다시 한번 더 얘기하자면, 지분법이란 관계기업의 순자산 변동액 중 투자회사의 지분율만큼 투자회사의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에 반영하는 방법이다. 시세차익을 보려고 갖고 있는 지분이 아니므로 관계기업투자자산을 시세로 평가해서 반영하는 것은 옳지 않다.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지분을 갖고 있는 것이므로 피투자기업의 이익과 손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즉 관계기업의 주가를 많이 올려도 소용없고, 이익을 많이 내야 유리하게 된다.

 

순자산 변동액을 반영한다고 했는데 갑자기 왜 이익과 손실을 반영하나고? 이익과 손실이 곧 순자산의 변동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이익이 늘어난 만큼 기업의 자산은 늘어나고 손실이 발생한 만큼 기업의 자산은 줄어든다.

 

이익과 손실은 당기순이익이나 당기순손실로 나타날 수도 있고, 기타포괄이익이나 기타포괄손실로 나타날 수도 있다. LG화학의 별도재무제표를 보자.

 

LG화학 별도재무제표(전자공시 시스템)

 

매출부터 시작해서 여러 항목이 가감되고 마지막으로 당기순이익(손실)을 보여준다. 손익계산서 바로 다음으로 나오는 포괄손익계산서를 보자,

 

LG화학 별도재무제표(전자공시 시스템)

 

당기순이익(손실)부터 시작해서 기타포괄손익을 거쳐 총포괄손익을 보여준다. 이익과 손실을 당기순손익과 기타포괄손익으로 구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타포괄손익의 대표적인 항목은 매도가능증권평가손익이다. 기타포괄손익에 대해서는 추후 살펴보도록 하자.

 

가상의 주식회사 갑과 을을 만들어보자. 갑은 투자회사고 을은 피투자회사다. 갑은 10억을 투자해서 을의 지분 20%를 확보했다. 갑은 현금 10억이 줄고 자산항목에 관계기업투자자산으로 10억을 올린다.

 

연말이 되어 을은 1억의 당기순이익을 낸다. 을은 자본의 이익잉여금에 1억을 추가한다. 1억만큼 을의 자본(순자산)은 증가했다.

 

갑은 20%의 지분을 갖고 있으므로 1억 중 2천만원을 반영해야 한다. 갑은 직접 일해서 번 돈은 아니지만 내 가족이 번 돈도 돈이므로 손익계산서의 영업외손익 부분에 지분법이익 2천만 원을 적는다. 결국 을이 번 돈 1억 중 2천만 원은 갑의 당기순이익을 2천만 원 증가시킨다. 그리고 늘어난 이익 2천만 원만큼 관계기업투자자산을 늘린다. 관계기업투자자산은 10억 2천만 원이 된다.

 

즉, 갑이 내 돈이라고 생각하는 2천만원은 지분법이익과 관계기업투자자산을 증가시킨다. 만약 을이 당기순손실을 냈다면 갑은 내가 손해 본 돈이라고 생각하여 지분법손실로 당기순이익을 감소시키고 관계기업투자자산을 감소시킬 것이다.

 

을은 매도가능증권을 1억 갖고 있다. 연말에 가치를 평가해보니 2억이라고 한다. 당장 팔 것은 아니라 당기순이익으로 반영시키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늘어난 가치를 반영시키지 않기에도 찝찝하다. 그럼 갈 곳은 하나다. 기타포괄손익이다. 을은 늘어난 1억을 자본의 기타포괄손익누계액에 넣고, 포괄손익계산서의 기타포괄이익에도 넣는다. 을은 순자산이 1억 증가했다.

 

갑이 가만히 있을리 없다. 내 가족 을이 또 1억의 이익을 냈다. 그런데 이번에 늘어난 1억은 기타포괄이익에 들어가 있다. 갑도 지분율 20%에 해당하는 2천만 원을 갑의 포괄손익계산서의 기타포괄이익에 추가한다. 2천만 원의 기타포괄이익은 자본의 기타포괄누계액과 관계기업투자자산을 각각 2천만 원 증가시킨다.

 

요약해보자.

 

을은 당기순이익으로 1억, 기타포괄이익을 1억이 증가했다. 갑은 지분율 20%만큼 갑의 당기순이익 2천만 원, 기타포괄이익 2천만 원을 인식한다.

 

갑은 손익계산서의 지분법이익에 2천만 원을 추가하여 당기순이익 2천만 원을 늘린다. 또한 포괄손익계산서의 기타포괄이익을 2천만 원을 늘린다.

 

갑의 손익계산서에서 늘어난 당기순이익 2천만원은 자본의 이익잉여금 2천만 원과 자산의 관계기업투자자산 2천만 원을 각각 늘린다.

 

갑의 포괄손익계산서에서 늘어난 기타포괄이익 2천만 원은 자본의 기타포괄손익누계액 2천만 원과 자산의 관계기업투자자산 2천만 원을 각각 늘린다.

 

갑의 관계기업투자자산은 총 10억 4천만원이 되었다.

 

지분법을 이용하게 되면 관계기업의 순자산 변동액 중 지분율만큼 투자회사의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에 반영된다. 관계기업이 이익을 낸 만큼 이익(지분법이익과 기타포괄이익)과 자산(관계기업투자자산)이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