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회계는 필요없다(바루크 레브, 펭 구. 2017)

김파파 2021. 7. 16. 21:29
재무보고서에 가려진 기업의 진짜 가치를 찾는 법,
회계는 필요 없다.

 

제목만 보고 이 책이 기업의 가치를 찾아내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오해할 수 있다. 저자는 기업의 가치를 찾아내기 위해 회계가 필요 없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전통적인 회계는 정보의 유용성이 저하되어 필요가 없으니, 새로운 형태의 보고서를 만들자는 게 이 책의 요점이다. 중요한 건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과 실행 전략을 분석하는 것이다.

 

 

책은 총 4부로 되어 있다. 1부에서는 유용성이 점점 떨어져 가고 있는 회계 보고서에 대해 말한다. 2부에서는 유용성 저하의 원인을 살펴보고, 3부에서 새로운 보고서를 제시한다. 4부에서는 새로운 보고서를 적용하는 데 있어 실무적인 문제점들을 살펴본다.

 

나는 학자도 아니고, 회계의 발전방향 같은 내용은 공부해봐야 잘 알지도 못한다. 하지만 회계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알고 있다면 재무제표를 볼 때 맹목적으로 숫자를 믿지 않을 것 같아 읽어보기로 했다.

 

회계정보의 유용성 저하

 

오늘날 기업에 대한 정보는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 애널리스트 리포트, 각종 온라인 서비스, 뉴스 등 새로운 정보는 넘쳐난다. 그렇지만 재무보고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새롭고 유용한 정보는 얼마나 될까? 그리고 정보의 타이밍에 있어서 재무보고서는 확실히 뒤처진다. 오늘날 재무보고서는 추정치와 실제의 차이를 확인하는 것이 주된 역할인 것처럼 보인다.

 

게다가 과거의 회계정보는 미래를 예측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회계기준은 일시적인 회계정보를 보다 정확하게 반영하는 쪽으로 발전했다. 예를 들면 자산과 부채의 공정가치 평가손익과 영업권의 감액 손실 등이 있다. 그 결과 미래 이익을 예측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애널리스트들의 불확실성이 증대된 이유다.

 

회계정보는 왜 유용성이 하락했을까? 대표적으로 세 가지 원인이 있다.

 

이해할 수 없는 무형자산의 회계처리

 

무형자산은 기업의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이다. 지금의 회계제도는 기업의 전략적 무형자산에 대한 지출과 성과에 대한 공시 의무가 없다. 공시를 하더라도 그 내용이 불분명하다.

 

예를 들어 내부에서 창출한 무형자산은 당기에 비용으로 처리한다. 외부에서 취득하면 자산 처리 후 감가상각으로 비용 처리한다. 내부개발이 많은 기업은 ROA가 낮아지고, 과거에 내부에서 개발해 놓은 특허로 이익을 내고 있다면 ROE가 높아진다. 이런 회계제도는 내부개발이 많은 기업과 외부 취득이 많은 기업 간의 비교를 무의미하게 만든다. 게다가 성장단계의 기업은 무형자산의 외부취득이 기업 성과에 유리해진다.

 

추정치 사용 증가로 인한 현실과의 괴리

 

워런 버핏은 공정가치 평가에 대해 '시가로 평가하라는 건 내 마음대로 하라는 소리다'라고 말했다. 추정치는 오류가 있게 마련이다. 추정치가 얼마인지도 모르고 조작의 가능성도 있다. 회계제도에는 수많은 가정과 추정치가 전제되어 있다.

 

기업 가치에 대한 중대한 사건 인식 누락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거래나 사건들이 아예 기록되지 않거나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신제품 출시, 임상시험 결과, 중요한 계약 체결과 같이 주가에는 즉각 반영되는 거래나 사건이 재무보고서에 기록되려면 시간이 한참 지나야 한다. 현실과의 괴리가 심해진다.

 

예를 들어보자. 구조조정 비용은 당기 비용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당기 이익이 줄어든다. 구조조정이 성공하면 미래 이익은 증가한다. 수익과 비용이 대응되지 않는다. 구조조정뿐만이 아니다. 당기에 비용으로 인식하지만 이로 인한 효과는 미래의 이익으로 돌아올 경우 재무보고서에 반영할 수 없다.

 


 

이처럼 과거의 정보인 회계정보를 통해 기업가치를 파악하고 기업의 지속적 경쟁우위를 확인하는 것은 너무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무보고서만큼 유용하고 신뢰할 만한 정보는 없다. 이제 회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전략적 자원과 실행에 대한 보고서(이하, 전략적 보고서)

 

전략적 자원은 현금이 모습을 바꾼 거다. 현금을 어디에 투자할지, 어느 부분에 투자된 현금을 회수할지를 전략적으로 선택했을 때 현금은 전략적 자원으로 바뀐다. 기업의 지속적 경쟁우위는 전략적 보고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기업의 전략은 다른 말로 비즈니스 모델이다.

 

전략적 보고서를 통해 기업의 전략과 기업 경영진의 전략 실행 결과를 평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업이 지속적 경쟁우위를 달성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핵심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게 전략적 보고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