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2021, 스타북스)

김파파 2021. 6. 25. 20:20

히카리는 가난한 직장인 여성이다. 문조에 관심이 많아 문조 모임에 가입하면서 사회적으로 성공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이들을 통해 히카리는 현실을 직시하고 자본의 힘을 배우며 성장하게 된다.

 

이 책은 히카리의 성장과정을 만화로 그리면서 주변 인물들의 입을 통해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토마 피케티

 

프랑스 출신의 피케티는 1971년생으로 경제학자이다. 2013년에 출간한 '21세기 자본'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21세기 자본

 

'21세기 자본'은 프랑스어 원본으로 970쪽, 한국어판은 820쪽에 달하는 두꺼운 책이다.

 

경제학에서 격차와 부의 분배는 관심이 많은 주제 중 하나이다. 피케티는 지금까지의 학자들이 부족한 자료와 편견으로 어설프게 연구했다고 한다. 그러나 피케티는 300년에 걸쳐 20개국의 방대한 자료와 수치를 통해 부의 격차와 분배에 대해 논하고 있다.

 

피케티에 따르면 자본수익률(r)이 항상 경제성장률(g) 보다 크다고 한다. 경제성장률은 노동으로 얻는 수익과 직결된다. 즉, 과거에 축척한 부의 증가 속도가 노동으로 이루는 부보다 빠르다는 말이다. 오늘날 부동산의 가격 상승을 노동 소득만으로 따라잡을 수 없는 것을 보면 맞는 말이다. 부자는 점점 부자가 된다.

 

노동으로 얻는 부가 자본의 성장보다 빠르려면 경제성장률을 높여야 한다. 하지만 오늘날의 선진국은 이미 경제성장률이 1%대이다. 경제성장률 목표를 3~4%로 잡는다고 하지만 이는 비현실적이다.

 

경제가 성장하려면 인구가 증가하고 1인당 생산 성장이 증가하면 된다. 과거 3% 이상의 경제성장을 보이던 시기에는 인구 증가율이 1%를 차지하고 나머지 2%가 1인당 생산 성장이다. 하지만 선진국은 인구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인구의 감소는 경제성장률을 낮추는 것뿐만 아니라 재산과 지위의 대물림으로 이어지기 쉽다. 게다가 선진국에서 매년 1%의 성장은 급성장에 가깝다. 극단적으로 1만원의 1%는 100원이지만, 1억의 1%는 1백만 원이다.

 

경제가 둔화되는 부자 국가에서는 자본의 존재감이 점점 높아지고 그 절반 가까이를 기업이 소유하고 있다.

 

부자 국가에서는 인적 노동, 기술, 노하우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노동소득의 존재감이 커졌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와 병행해서 자본이 노동을 대체하는 수단도 점점 늘어나고 그 효과도 높아지고 있다. 결국 기술로 인해 인간의 노동력이 중요해지더라도, 자본을 초월해서 중요해지는 경우는 없다.

 

자본을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와의 격차가 심하게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노동 임금에도 커다란 격차가 생겼으며,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기업의 CEO와 일반 직원의 연봉 차이만 봐도 알 수 있다. 이 격차가 정당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는 중요하다.

 

진정한 승자는 높은 보수와 풍족한 자본을 이용한 소득을 가진 자다.

 

피케티는 이런 격차와 부의 분배 문제를 '세계적인 자본세'로 줄일 것을 제안한다. 노동소득에 대한 과세는 갖지 못한 자에게 오히려 불리하다. 한 국가의 세금이 올라가면 자본은 다른 국가로 빠져나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자산을 합쳐 일률적으로 매년 과세할 것을 제안한다. 물론 특정 국가만 도입하면 안 되고 세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세율을 낮게 해도 상관없다. 목적은 국가의 재원 조달이 아니라 부의 편중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피케티는 경제성장, 상속세, 인플레, 기술 보급과 교육, 자산 접수 및 국유화, 사회보장 등 다양한 제안을 하고 있다.

 

확실한 결론은 시장 경제의 무언가가 격차를 줄이고 조화를 이룬 안정을 초래할 거라는 생각은 환상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