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위성 우산 서비스, 열 네 번째 글

김파파 2023. 9. 26. 21:16

비가 쏟아지는 아침이다. 먹구름이지만 구멍이 숭숭 뚫려있다. 구름구멍 위로 위성에서 쏘는 빛이 보인다. 빛을 따라 내려가면 비 오는 날 비를 안 맞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위성 우산서비스를 이용하면 우산은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언제나 따사로운 햇빛을 맞을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지불한 비용에 따라 비구름을 옆으로 치워 준다. 태풍은 어마어마한 비용으로 막을 수 있다. 바람의 방향까지 바꾸는 비용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위성 우산서비스를 이용할 능력이 안되는 사람들은 비가 오면 단단히 챙겨 나가야 한다. 위성이 쏘는 빛으로 옆으로 치워진 비구름들이 모이면 폭우와 더불어 천둥번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일이 많아 새벽에 나왔다. 어둡고 비도 내린다. 우산을 썼는데도 비를 안 맞을 수는 없다. 우산을 안 들고 다닐 상상을 해봤는데... 상상 속에서 비를 더 많이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