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을 하다 보면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안 보고 있으면 외지인처럼 느껴진다. 스마트폰을 꺼내서 보고 있어야 나도 무리에 동참했다는 안도감이 든다.
걸으면서도 스마트폰을 보는 사람들
어느 순간 사람들이 걸어가면서도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교통의 흐름을 방해하듯 느릿느릿 걷는 사람이 있으면 십중팔구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는다. 이동하면서 스마트폰을 즐길 수 있게 한 일등공신은 무선 이어폰이 아닐까 한다. 움직이면서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는 건 동영상이다. 동영상 시청에 빠질 수 없는 게 사운드다. 아이폰에 이어 에어팟을 내놓은 애플이 대단하다는 것을 잠시 생각해본다.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뭘 보는지 궁금해서 잠시 두리번거려 본다. 카톡, 영화, 드라마, 게임, 인터넷 뉴스, 유튜브... 출퇴근 시간대의 대중교통에서 신문이나 책을 들고 보기는 어렵다. 출퇴근을 동영상과 함께 하고 하루종일 일하고 퇴근하고 나면 뭘 할까? 회사에서 젊은 친구들에게 물어봤다. 퇴근하면 넷플릭스를 보거나 유튜브를 본다고 한다.
시청 중독
퇴근하고 나면 에너지가 방전되어 있는 날이 많다. 이것저것 생각하기 싫어서 넷플릭스를 켜면 어느순간 자야 하는 시간이다. 쉽게 끊을 수 없는 시청 중독 같다. 그러다 보면 잠시라도 그냥 있는 순간이 싫어지고, 오랜 시간 집중하기가 어렵다. 늘 뭔가를 해야 하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동영상 시청을 많이 한 날은 아이러니하게도 생산적이지 못한 하루였다는 후회가 들기도 한다.
공부 좀 하려고 인터넷 강의를 켜놔도 화면은 어느새 분할되어 있다. 강의를 들으면서 인터넷 서핑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생각과 판단이 사라지는 시간
안되겠다. 별로 도움되지도 않는데 시간만 때우게 되는 시청시간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런 시간이 길어질수록 생각할 시간이 줄어든다. 깊게 생각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게 어색해지고 있다. 이러다 생각하고 판단하는 게 어려워지면 어쩌지? 네이버, 구글, 유튜브에 검색해서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판단을 따르게 되는 건 아닐까?
종이신문이 나를 바꿀 수 있을까?
회사에서 퇴근하면서 종이 신문을 집어왔다. 집에 와서 스마트폰은 최대한 멀리 갖다 놓고, 피씨도 켜지 않는다. 밥 먹고 종이신문을 펼쳐서 느긋하게 읽어본다. 종이 신문에 익숙해져 보자. 며칠이나 갈 수 있을까? 뭔가 바뀌긴 할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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