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km 달려서 무슨 운동이 되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나같이 달리기를 너무 못해서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큰 도전이다. 그리고 작지만 변화가 생기고 있다.
1년 전 2월의 어느 날. 달리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체력이 떨어진 게 느껴질 정도였다. 주말 내내 낮잠이 필요했다. 어디라도 좀 다녀오면 출근하고 며칠은 피로가 가시질 않았다.
게다가 결정적인 건 의사선생님의 말이었다. 갑자기 배가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신장에 작은 결석이 있다고 했다. 한 번 생기면 계속 생기기 때문에 물을 많이 마시고, 많이 뛰어야 한다고 했다. 그래... 뛰자.
우선 다른데 가지 말고 아파트를 크게 돌자. 스마트 폰으로 아파트를 크게 돌아보았다. 2km가 나온다. 보통 체력테스트도 3km고, 마라톤도 5km부터 있던데 겨우 2km라는 생각이 든다.
2km를 평상시 걸음으로 걸으면 25분 정도가 걸린다. 나의 첫 달리기는 15분대. 그것도 힘들어서 걷다 뛰다를 반복했다. 새벽에 달렸다. 난 밤공기보다 새벽 공기가 좋다. 욕심내지는 않았다.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은 그냥 걷기도 했다. 나 자신에게 스트레스 주지 않으려 했다. 일단 나갔다 들어오면 스스로를 칭찬했다.
4월 말부터는 아들과 함께 뛰었다. 주 3~4회 달리기를 목표로 뛰었다. 뛰는 시간도 새벽에서 퇴근 후 저녁으로 바꿨다. 함께 뛴다는 데 좀 더 의미를 부여하기로 했다. 아들 녀석도 뛰는 걸 싫어한다. 처음에는 거의 걷다시피 뛰어서 내가 페이스를 맞춰주었다. 아들이 피곤해 보이면 그냥 산책 삼아 걸었다.
10월쯤 되었을 때 우리는 2km를 14분대로 뛰었다. 겨우 그 정도 늘었냐고 물을 수 있다. 하지만 더이상 달리는 게 싫지 않았다. 날씨가 좋은 날은 뛰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거리가 늘어나면 어떨지 모른다.
찬바람이 불면서 달리기를 멈췄다. 코로나 때문에 괜히 감기라도 걸리면 여간 눈치 보이는 게 아니다. 무리하지 말자고 둘이 합의하고 날이 따뜻해지면 다시 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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