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관 가는 날에는 저녁을 많이 먹지 않는다. 보통 샐러드로 간단하게 먹고 가는 편이다. 오늘은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배부르게 먹어버렸다. 집을 나서는 발걸음부터 무겁다.
도착하면 바로 줄넘기 3라운드부터 시작한다. 저녁 8시 전후에는 사람이 많다. 자리가 없으면 줄넘기 대신 러닝머신으로 간다. 뛸 수가 없어서 빠른 걸음으로 대체한다. 1킬로쯤 걸었을 때, 자리가 생겨서 줄넘기로 갈아탔다.
발바닥이 땅에서 떨어지려고 하질 않는다. 꾸역꾸역 3라운드를 채웠다. 이제 거울 보면서 자세 연습 3라운드다.
중력이라는 걸 느끼면서 3라운드를 버텨본다. 그동안 배운 걸 골고루 섞어가면서 해본다. 배운 게 많이 없으니 다 해봐도 시간은 충분하다.
이제 샌드백 3라운드다. 글러브를 끼고 샌드백 앞으로 간다. 변수가 생겼다. 쉬엄쉬엄 3라운드를 해야 하는데 관장님이 오신다. 아, 쉬긴 글렀구나. 2라운드 3분 동안 쉴 새 없이 샌드백을 때린다. 숨이 넘어갈 듯하지만 넘어가진 않는다. 신기하다. 이제 끝났나라고 생각하는데 마지막 라운드로 제자리 뛰면서 샌드백 빨리 때리기를 하자고 하신다.
종이 울리고 가쁜 숨을 내쉰다. 간단하게 체력 운동을 하고 가야 하는데, 오늘은 도저히 못하겠다.
그러고 보니 배가 다 꺼졌나 보다. 발걸음도 아까보다 많이 가볍다. 잠은 잘 잘 수 있을 것 같다.